집단 사고(Group think)
집단 사고의 의미
집단 사고란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만장일치 추구 성향 때문에 다른 대안들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구성원들의 비합리적 사고유형을 말한다.
집단사고에 대한 개념은 1972년 미국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어빙 제니스(Irving Jenis)가 출간한 <집단사고의 희생자들(Victims of Groupthink)>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어빙 제니스(Irving Jenis)는 역사적으로 엉터리였던 정책결정에 대해 주목했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왜곡된 결정을 유발하는 집단에 대한 심리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집단 사고의 원인
1. 집단의 강한 응집력에 의한 폐쇄성
응집력은 공동체의식 혹은 우리 주의라고도 한다. 응집력이 강한 집단은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기보다는 일체를 이루어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응집력이 강한 집단일수록 집단 구성원들과 외부를 격리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집단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다른 의견, 태도, 행동, 사람을 배척한다. 따라서 공동체 의식에 기인한 배척에 대한 두려움, 집단에 따를 경우 기대되는 보상 등은 집단 의견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따르게 만든다.
2. 권위주의적인 리더, 집단 이익 옹호자의 존재
권위주의적인 리더나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옹호자는 집단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을 경우 집단의 공동체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들은 다른 의견을 가진 구성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거나 배척함으로써 만장일치를 유도하고, 침묵은 찬성으로 간주한다.
3. 오만과 편견에 따른 자기과신
집단 구성원들 스스로 자신들이 매우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라고 생각하여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엘리트 집단에서 오만과 편견에 의한 집단사고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에는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가진 구성원을 부도덕하거나 비합리적인 존재로 과소평가하게 된다.
집단 사고의 해결 방안
집단 사고는 의사결정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업이나 팀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과거부터 단결, 인화, 공동체를 중시하는 집단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으므로 집단 사고의 위험이 더 높다. 그러므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집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1. 토의 과정에서 자유로운 비판을 수용하는 리더십
우선 리더는 토의 과정에서 자유로운 비판이 오갈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특정 의견에 대한 선호나 기대를 표출하지 않고 각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주어야 한다. 또한 리더가 구성원들로 하여금 반대 의견 혹은 대안의 단점부터 개진하도록 요구하거나 집단을 둘로 나누어 토의를 진행한 후 결과의 차이를 검토해 볼 수도 있다.
2. 제도적 장치 마련
집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는 '건설적 비판자(Devil's Advocate)'가 있다. 건설적 비판자 제도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성원 중 일부에게 대안에 대한 무조건 비판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건설적 비판자 역할을 할당한 뒤에 토론을 진행하면, 건설적 비판자들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므로 집단의 찬성 압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3. 집단 사고 예방 교육
의사결정을 위한 토의를 시작하기 전에 집단 구성원들에 대한 집단 사고 예방 교육도 효과적이다. 사전 교육은 구성원들에게 반대 의견이 더 많이 개진될수록 좋은 의사결정이 도출될 수 있음을 인지시켜주고, 토의 과정 동안 집단사고에 빠지지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
집단 사고의 사례: 피그만 침공 사건
1961년 4월 16일 쿠바에서 혁명정권의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국가 선언을 했다. 피그만(The bay of pigs) 침공이란 미국이 쿠바의 공산정권에 대해 보복하기 위하여 미국의 중앙정보국인 CIA를 주축으로 쿠바의 망명자들로 구성된 '2506 공격 여단'을 창립한 후 쿠바의 피그만을 침공한 사건이다. 그러나 피그만 침공은 완벽하게 실패하여 불과 사흘 만에 백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천명 이상이 쿠바의 포로로 잡히게 됐다.
미국 역사상 어처구니없는 패배로 기록되는 '피그만 침공 사건'은 집단 사고의 대표 사례이다. 그 당시 피그만 침공에 관여한 자문위원들은 미국 내에서도 최고의 지성을 갖춘 학자 및 의사결정 전문가들이었다. 오랜 기간 미국의 정책 결정에 관여한 러스크, 합리적 의사결정 연구의 권위자인 맥나마라, 저명한 역사학자 슐레진저(Arthur Schlesinger, Jr) 등이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을까?
그들의 토의 과정에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면서 미국의 법무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Robert Kennedy)가 마인드 가드(mindguard)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마인드 가드란 앞서 살펴본 바 대로, 집단에서 반대 의견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 집단 이익 옹호자를 말한다.
로버트 케네디는 "대통령은 이미 쿠바 침공에 대해 결정했으며, 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대통령을 돕기 위해 각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슐레진저의 반대 의견에 대해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피그만 침공 1년 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 했던 사건에서는 충분한 토의 과정과 의견 갈등을 겪었다. 갈등 덕분에 그들은 여러 가지 대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단호하게 해상봉쇄작전을 실시했다. 이 결정은 성공적인 의사결정 사례로 손꼽힌다. 즉, 과거의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 갈등을 용인함으로써 집단사고를 예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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